3월 말부터 준비해 온 로스트아크 아바타 공모전.
드디어 4월 23일에 출품을 완료했다.
지금은 '좋아요' 취합 기간이라 본선 진출작이 어떻게 될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출품 아바타:
🔗 로스트아크 아바타 공모전 - 도한

내 아바타의 이름은 '도한'.
남성 무도가 클래스를 위한 아바타로,
현대 스트릿 패션과 무도가 도복의 절제된 실루엣을 결합한 컨셉을 잡았다.
주제 문장은 명확했다.
"현대와 아크라시아 경계에 선 무도가."

 

도한 아바타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수정 포인트 3가지

이번 아바타 공모전 작업을 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을 정리해보려 한다.
수정을 거듭할수록, 내가 몰랐던 한계와 부족함이 명확히 드러났고,
동시에 앞으로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1. 포인트 컬러를 넣지 못한 아쉬움

처음부터 '그레이 스케일(블랙, 그레이, 화이트)'만을 생각하고 디자인을 시작했다.
톤온톤으로 절제된 무드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인데, 출품을 준비하며
"썸네일 단계에서도 눈에 띄게 포인트 컬러를 넣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시도해보니, 아무 색을 넣어도 전체 흐름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붉은색, 파란색, 네온컬러까지 정말 여러 가지를 테스트했지만
결국 처음의 모노톤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느낀 건, 단순히 "색을 더하는" 문제가 아니라
초기 기획 단계부터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컬러존'을 설계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나의 기량 문제였을까, 아니면 경험이 부족했던 탓일까.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레퍼런스를 더 폭넓게 보고, 색 조합과 배색에 대한 경험치를 쌓아야겠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2. 스트릿 패션 특유의 비율을 구현하는 어려움

 

이번 '도한' 아바타는 스트릿 패션을 베이스로 잡았기 때문에
'힙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을 유지해야 했다.

문제는, 무도가 클래스 특유의 날렵함과 민첩함까지 동시에 살려야 했다는 점이다.
오버핏인데 무겁지 않고, 여유롭지만 둔하지 않은 실루엣.
이걸 찾는 데 정말 고생했다.

초반엔 너무 부해 보였고, 중반엔 또 너무 날렵해져서 스트릿 느낌이 사라졌다.
결국 최소 2주 동안 끊임없이 수정했다.
상의, 하의, 소매 길이, 팬츠 통, 신발 크기까지 정말 수십 번 수정하면서
균형점을 찾으려 애썼다.

참고로 이 수정 작업을 하면서 애플펜슬이 망가졌다.
(정말...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치열한 시간이었음을 증명한다.)

 

3. 갓끈과 노리개 디테일 표현의 한계

'도한' 아바타의 핵심 디테일 중 하나는
현대 스트릿과 전통 요소를 잇는 갓끈과 노리개 장식이었다.

처음엔 이 부분을 단순 장식처럼 그렸지만,
좀 더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듯한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그리려니, 드로잉 실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옷감 특유의 흐름, 매듭의 섬세함, 소재감 표현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왜 요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3D 툴을 병행하는지,
이 작업을 하면서 온몸으로 이해했다.
복잡한 디테일을 정확히 구현하는 데에는 툴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더 많은 드로잉 연습을 하거나,
3D 프로그램 활용법도 병행해서 익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머릿속으로 그린 아이디어를 100%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정말 오래 남을 것 같다.

 

출품 이후 느낀 '좋은 디자인'이란

출품을 마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크게 마음에 새긴 건,
좋은 디자인은 '설명 없이도' 전달되는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긴 설명을 듣지 않아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아, 이 캐릭터는 이런 컨셉이구나."
"이 디자인은 이런 스토리를 담고 있구나."
하는 것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

그게 진짜 좋은 디자인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이번 아바타를 만들면서 가능하면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스스로 느낀다.
컨셉을 더 명확히, 더 뾰족하게 설정하고,
자료조사를 더 깊이 하고,
수정 과정을 더 치밀하게 거쳐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특히,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소화해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경험
이번 공모전에서 얻은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혼자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피드백 덕분에
내 작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내 작업에 피드백을 주셨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이었고,
그 시간과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진지하게 수정하고 다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저작권"이라는 주제를 뼈저리게 의식하게 된 것도 매우 큰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도한 아바타에 사용된 엠블럼(가슴 등에 들어간 문양) 디자인을 하면서
혹시 기존 디자인과 겹치지는 않을까,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고,
이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들였다.

문양 하나, 패턴 하나를 만들 때에도,
내가 생각해낸 것이라 하더라도 세상에 이미 비슷한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항상 염두에 두어야 했다.

아바타 전체 컨셉에 있어서도,
다른 브랜드나 기존 게임 디자인과 겹치지 않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경험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멋있고 창의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법적, 윤리적 책임"을 함께 생각하며 완성해야 한다는 것.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단순히 '내가 만들었으니까' 괜찮다고 넘기지 않고,
디자인의 출처, 오리지널리티, 그리고 저작권 문제를 명확히 검토하는 습관을
반드시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UX 디자인 커리어를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이다. 멀티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상업 사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다 서른 중반이 되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실패와 포기도 많았던 게 기억난다. 그 경험들이 나에게 도움이 된 부분도 있지만, 때론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익숙한 것만 하려다 보니 내 일적인 경험은 점점 경직되어 갔다.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고민할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일단 쉬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남편의 이해와 지지를 받아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일을 쉬는 동안 남편의 강력한 추천으로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이 게임이 내게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로스트아크는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이다. 레이드라는 콘텐츠에서는 8명이 한 팀이 되어 협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수없이 많은 실수를 했고,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도전하고 실패를 극복하면서 점점 성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이 경험이 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나는 무언가를 다시 시도하고, 이겨내고, 결국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고, 조깅도 시작했다. 작은 시작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깊이 와닿았다. 마치 머리를 띵 맞고 정신이 번쩍 든 느낌이었다.

 

 최근 UX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문득 로스트아크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사실 UX 디자인도 게임과 비슷한 점이 많다. 레이드에서 파티원과 협력해야 하듯이, UX 디자인도 다양한 팀원들과 협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디자이너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기획자, 마케터 등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가야 한다. 게임에서 내가 팀원들과 소통하고 역할을 조율하며 레이드를 공략했던 경험이 UX 디자인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게임에서는 보스 패턴을 파악하고 전략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UX 디자인에서도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처음 만든 디자인이 완벽할 수는 없고, 여러 번의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 점점 더 나은 결과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마치 어려운 레이드를 여러 번 시도하면서 점점 공략법을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는 기존에 사진과 디자인을 경험해 온 만큼, UX 디자인에서도 나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진을 찍을 때 구도를 고민하고 색의 조화를 맞추던 감각이 UX 디자인에서 레이아웃을 잡고 색상을 선택하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UX 디자인에서도 사용자에게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단순히 예쁜 화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끼고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UX 디자인의 핵심이니까.

 

 이렇게 하나씩 연결해보니,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이 UX 디자인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게임에서 팀워크를 배우고, 사진에서 시각적 감각을 익히고, 디자인에서 사용자의 감정을 고려하는 법을 배웠다. 이 모든 경험이 UX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는 데 밑바탕이 되어줄 거라고 믿는다.

 

 처음 시작할 땐 두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자신감이 생긴다. 마치 레이드에서 처음엔 보스의 패턴을 전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점점 익숙해지면서 공략을 성공해 나가는 것처럼. 나도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UX 디자이너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겠지. 뭐든 할 수 있고, 단지 시간과 집중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믿으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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